'곰 아저씨'는 건설 현장에서 철근 부리는 일을 하는 이흥기 씨(43)의 별명이다. 보통 사람보다 한 배 반쯤 큰 몸집과 덥수룩한 수염. 생활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공사판을 따라다니며 일을 배웠던 그는 산을 좋아해 인명구조원으로 일하기도 하고, 포장공사 반대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곰 아저씨는 블로그를 통해 딱새들의 생활상을 연재했다. 자기 트럭에 집을 짓고 알을 낳은 딱새들을 보듬고 키우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생명과 자연의 소중한 가치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 것. 이런 곰 아저씨의 블로그를 토대로 만들어진 책이다.
곰 아저씨의 바람과는 달리 딱새들은 튼튼하게 자라나 하늘로 날아가지 못했다. 그만 둥지로 몰래 들어온 먹구렁이에게 먹혀버린 것. 새끼들을 잃은 엄마 딱새가 떠나가는 모습을 보며 곰 아저씨는 울어버리고 만다. 곰 아저씨는 지금도 공사 현장에서 노동을 하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어 충남 논산의 자연체험단체 '늘푸른나무'의 탐사대장을 맡아 어린이들과 생활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