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고학년~
주제의식이 강하게 드러나는 창작동화 한 편. 소설가로 널리 알려진 지은이 박완서가 <부숭이의 땅힘>이라는 제목으로 몇 년 전에 출판했던 책에서 제목과 내용을 손질하여 다시 펴 낸 것이다. 자신의 손자들을 위해 사랑으로 지어낸 이야기이기도 하다.
누리는 6학년 남자 아이이다. 어른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눈치 빠른 아이이기도 하고, 또래 친구들에 비해 의젓하게 행동할 줄도 아는 아이지만, 그 행동이나 생각이 영락없는 어린 아이이기도 하다. 누리네 엄마와 아빠도 마찬가지로 평범한 부모님들. 엄마는 누리가 행여 하나라도 다른 아이에 뒤쳐질까 마음 졸이고, 아빠는 잦은 출장에 매일매일 바쁘기만 하다.
여름방학이 거의 끝나가던 어느날 시골에서 고모 할머니가 부숭이와 함께 올라오신다. 부숭이는 누리와 동갑내기인 육촌으로, 엄마가 돌아 가신 후 할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시골에서 살고 있다. 누리는 부숭이에게 잘 해 주어야겠다고 결심하지만, 그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누리가 부숭이와 투닥거리기도 하고 참아내기도 하며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던 중 '가방' 사건이 터지고, 부숭이는 말도 없이 시골로 내려간다. 무언가 찜찜한 마음에 부숭이가 가진 알 수 없는 힘의 비밀을 캐보려는 누리도 할머니와 함께 부숭이네 집에 내려 간다.
그곳에서 누리는 양계장의 닭들과는 전혀 다른 생활을 하고 있는 닭들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흐르는 개울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이 풀 장에서 노는 것과 얼마나 다른 신나는 일인가를 알게 되기도 한다. 부숭이의 비밀을 알고 자신을 부끄러워하기도 한다.
누리가 서울 아이의 약삭빠름과 논리를 갖추었다면, 부숭이는 시골 아이로서의 자부심과 자존심이 생생히 살아있는 아이. 이 두 아이가 점점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 환경, 그리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동화이다. <아름다운 수탉>에서 만났던 그린이 김세현은 아이들의 표정을 생생히 살린 그림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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